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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7 결산-생활용품] 사드·케미포비아에 성장 주춤

  • 제공처
    이비뉴스
  • Date
    2017-12-27

화장품 브랜드숍이 밀집해있는 서울 명동 거리.ⓒEBN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화장품업계 최대 호황을 이끌던 중국인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K-뷰티' 열풍이 순식간에 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남겼다.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 경제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예상치못한 난관에 업계 리딩 기업은 휘청거렸다. 수익처 다변화를 꾀하지 않고 안정적인 사업에만 의지했던 기업들의 그림자가 드러났다.

이는 1,2위 사업자들의 엇갈린 성적표로 나타났다.

면세점채널에 대한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직격탄을 맞았다. 올 3분기 누적 매출(4조6870억원)과 영업이익(6412억원)이 전년대비 각각 8.7%, 32.4% 줄었다.

반면 2위 업체인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화장품·음료를 앞세운 삼각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사드 피해를 비껴갔다. 또 럭셔리 브랜드를 앞세운 현지 돌파 전략으로 위기를 상쇄했다. 한국의 고급 화장품이 현지 기업 제품과 비교해 차별화 요소가 뚜렷하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매출이 4조73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7452억원으로 6.0% 늘었다.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결과가 상이하자 두 기업의 대응전략 역시 대조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조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수익처 다변화를 위해 미국시장 확대 및 신흥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이커머스 등을 통한 신채널 역량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중국 현지 시장 공략에 더 집중한다. 럭셔리·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해 중국 공략을 강화한다.

에이블씨엔씨·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 등 후발업체들도 줄줄이 타격을 입었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성장세에 매출 부진이 이어졌다. 에이블씨엔씨·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는 저가 제품을 앞세워 성장해왔지만 H&B 스토어가 입소문을 탄 중소브랜드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드 여파로 인한 중국 관광객 감소까지 더해졌다.

에이블씨엔씨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1.22% 감소, 네이처리퍼블릭 역시 같은 기간 17%가 줄었다. 토니모리의 매출은 9.8% 하락했다.

ⓒEBN

생활용품 분야에서는 '케모포비아(화학물질 공포증)'가 확산됐다.

올해 생활용품 사건의 스타트를 끊은 것은 유한킴벌리의 '메탄올 물티슈' 사태다. 지난 1월 하기스·그린핑거 물티슈 10종에서 메탄올이 허용치 이상 검출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유한킴벌리는 메탄올이 제조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초과한 메탄올 수치가 국내외 기준과 비교했을 때 인체에 위해를 일으키는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 공포가 확산됐다. 유한킴벌리는 논란이 된 제품을 환불하는 동시에 해당 물티슈 생산을 중단했다.

뒤이어 생리대 안전성 문제가 연달아 터지며 케모포비아가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릴리안'을 판매하는 깨끗한나라는 시장점유율에 직격탄을 맞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수 조사 후 지난 9월 시중 판매 제품 중 인체에 유해하다고 볼 수 있는 제품은 없다고 밝혔지만 해당 기업들은 후폭풍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면서 '착한성분', '친환경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화장품업계는 이 여파로 유해성분을 줄이거나 하나의 성분만 담은 단일 성분 화장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음에도 과거와 다른 구매 패턴이 나타나는 것은 이미 확산된 공포는 제어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 불안이 구매에 신중함을 야기함에 따라 성분에 신뢰를 높인 생활화학제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